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10.23.-29.)

베푸 2023. 11. 18.

도시농업전문가과정 마지막 날, 시험도 보고 발표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준비하느라 전날에도 아침에도 너무 힘들었다. 이제 다 같이 모여 도시락 먹는 이 시간도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혜민님이 준비해줘서 맘편하고 몸편하게 얻어먹었다. 현주언니가 가져온 배추가 엄청 맛있어서 쌈도 여러장 먹었다.

 

수료식까지 끝내고 함께 조금씩 준비해 온 안주를 곁들여 와인마셨다. 모양도 예쁘고 맛도 예쁘고 같이 어울려 먹는 사람들도 예뻤다. 도시농업을 더 잘 하고 또 잘 알리고 싶다.

집에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혜민님이랑 현주언니랑 들어간 오뎅바에서 엄청 웃고 떠들고 또 먹었다. ㅎㅎㅎㅎㅎ


주말에도 발표준비로 못쉰데다 수료뒷풀이로 평소보다 많이 마셨더니 일어나기 힘들었다. 컨디션도 별로라 그런지 사람들이 나더러 핏기가 없다고 했다. ㅎㅎ 벼는 수확하면 거기서 끝이 아니다. 도정하기까지 말려야한다. 폈다 널었다 하는 그 일을 도우러 논에 다녀왔다. 가는길에 한살림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정말 손이 많~~ 이 가야 한끼의 소중한 쌀이 내게 온다는 사실을 배운다. 남김없이 먹어야지.

다음주 있을 돌봄활동 때문에 논의할 사항이 있어서 밥먹으면서 상의하고, 저녁엔 줌으로 회의도 했다. 일찍 기절~~

 


 

곡성에 간다. 아침 일찍 기차타러 역에왔더니 시간이 남았다. 계란토스트와 커피로 여정시작!

낮엔 봄날처럼 따뜻하고 좋았다. 서울보다 4-5도는 낮다고 따뜻하게 오라는 현지인의 말을 들었다가 옷을 내내 들고다녔다. ㅋㅋㅋ 갑쭈새를 먹었는데 재료도 싱싱하고 맛있었다.

 

몰랐는데 곡성은 우리나라 멜론의 대부분이 나오는 생산지라고 한다. 토란도 유명하다고~^^ 곳곳에 있는 곡성 토란이가 너무 귀여웠다. 이런 지역특산물캐릭터 조으다.

 

소개하고 싶은 멋진 카페에서 시원한 레몬티 마셨다. 빨대를 꽂아서 주셔서 좀 아쉬웠는데 맛은 훌륭했다. 쿨하고 통크신 사장님이 본인 미용실 예약시간 다 됐다며 천천히 있다 가라고 열쇠를 맡기고 먼저 가셔서 당황스러웠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되었다.

역시 음식은 전라도인가?? 참게탕과 파전, 밑반찬까지 다 맛있었다. 사장님이 그 지역에서 난 신선한 재료를 쓰는게 비법이라고 하셨다. 윤기가 좌르르흐르는 곡창지대의 쌀로지은 밥도 맛있고 그 쌀이 잔뜩 들어간 멜론 막걸리도 훌륭했다.

MBTI보다 정확하다는 애니어그램을 배웠다. 애니어그램은 변하지 않는 자기의 타고난 본성과 그 때에따라 작동하는 날개, 검사할때마다 달라진다는 사회적관계에 대해 설명하고있어 더 수긍이갔다. 어떤 사람을 틀에 넣고 판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우리가 얼마나 다른지를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려는 근거로 쓴다는 말도 맘에 들었다. 우린 심리검사까지도 원래의 목적과 달리 단정짓고 치부하는데만 이용하길 좋아하는 것같다. 깊게 들어가면 훨씬 배울것이 많다니 애니어그램을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사람이 착하게 살아야한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연을 만났다. 멜론 막걸리가 넘 맛있어서 토란막걸리랑 체리막걸리도 사려고 다시간 <시향가>사장님은 두술도가 대표님과 잘 아신다고 한다. 두술도가 대표님은 복숭아밭 주인이라 우리도 잘 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뻔뻔하게 아침이랑 커피도 얻어먹었다. ㅎㅎㅎ

지리산은 정말 큰 산인가보다. 올 봄엔 남원쪽으로 올라갔는데 구례에서도 갈 수 있단다. 너무도 좋았던 실상사를 기억하며 이번엔 화엄사에 갔다. 자고로 절 근처에선 산채정식을 먹어줘야한다. 나물이 참 맛있어서 리필도 여러번하고 싹싹 다 먹었다. 시향가에서 사간 등산전용(?)막걸리도 냠냠

 

화엄사 입구에 있는 석상이 참 맘에들었다. 실상사에서 처음 경험했던 아침법석에 나온 글들이었다. 다른사람의 허물을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라는 법구경의 구절들. 부끄럽기도하고 앞으로 그래야지 다짐도 되는 순간이었다. 화엄사는 실상사와는 매우 느낌이 달랐다. 절의 구조도 지리적으로도 달랐지만 감흥도달랐다. 역사적배경이나 성격 등 도슨트를 못들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어쨋든 나는 소박하면서도 생동하는 정신이 느껴지는 실상사가 훨씬 맘에들었다.

아름다운 가을전경을 본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일정이 있어 일행들보다 일찍 돌아오는 나는 기찻시간때문에 저녁은 먹지 못했다. 대신 호탕한 시향가 사장님이 사주신 찹쌀과 견과가 들어간 붕어빵(이라고 부르기엔 상당히 고급짐)을 먹어서 배는 안고팠다. 혼자 KTX를 기다리고 있으니 독일에서의 생각도 났다. 독일에서 기차는 정말 대중적인 교통수단인데 … 탄소배출이 제일 적은 기차운송이 확대되고 각 구간을 연결하는 대중교통들도 발전하면 좋겠다.


쉴새도 없이 아침부터 조직과제회의다. 눈뜨자마자 나가서 배고팠는데 점심시간이 지나서 칼국수 먹으러 갔다. 바지락이 많~~~이 들어간 칼국수. 오후 회의를 하러 들어가며 커피 take out을 했다. 거의 루틴처럼 늘 하는 행동이구만 만날 기후위기 행동이며 뭐며 기획하는 사람들이 딱 두 사람빼고 죄다 일회용컵을 들고 들어가서 꼴보기 싫었다. 남의 행동을 판단하지말고 스스로만 돌아보라는 말은 이런경우에도 해당하는걸까?

 

역대급으로 늦게 끝난 회의를 마치고 왔더니 뒷목이 다 뻣뻣하다. 각종 전화도 어찌나 많이 오던지 자잘한 업무처리 끝판왕이었던듯하다. 곰이 출장갔다 오면서 사온 여수맥주 마시면서 릴랙스~

곰이 퇴근하고 나랑 같이 맥주마실때가 제일 행복하다는데, 나도 그러하다.


아침엔 엄마집에 들르고 또 바로 시집에 내려갔더니 무려 3시. 단풍 행랑객들과 겹쳐 명절에 버금가는 교통란을 겪었다. 병원 면회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늦을까봐 밥도 못먹고, 차 안에서 과자랑 약과 호두정과 같은걸 먹으며 겨우 시간 전에 도착. 저녁은 시동생네 식구와 함께간 한정식집에서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우리 왔다고 밥도 사주고 편히 지내라며 안방까지 내줘서 고마웠다.

동서 덕분에 구하기 힘들다는 아사히 생맥주도 먹어봤네 ㅎㅎ 캔을 손으로 잡으면 거품이 올라오는게 신기하고 재미있는데다 맛도 있었다. 종일 헛헛하고 출출하다가 저녁만 많이 먹어서인지 너무 배가 불러서 자는데도 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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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덕분에 제대로 된 아침도 먹었다. 청국장도 맛있고 밑반찬들도 다 맛있었다. 무엇보다 신경쓰고 준비한 마음이 참 고맙다.

 

병문안이 목적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랑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함께 간 카페가 맘에들었다. 퍼머컬쳐를 공부하신 분인지 나무와 꽃, 틀밭이 함께있는데 넘넘 예뻤다. 부럽기도 했다. 이보다는 훨씬 작아도 되는데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점점 더 커지는 생각

‘일굴 수 있는 내 땅 갖고싶다.’

 

어머니와도 오랜만에 식사를 함께했다. 울 엄마와한 살 차이시니 올해 특별한 생신을 맞으신다. 날이 더워 점심은 오월의 초당 국수먹고,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하는 마음을 옷한벌 해드리며 표현했다. 처음엔 사양하시더니 너무 좋아하셔서 내 맘도 좋았다. 울어머니 키도 크시고 날씬하셔서 옷도 잘 어울린다. 사진을 한 장 남길걸 그랬나보다.

1일 2커피 ㅎㅎ 강릉에오면 자주 들르는 카페에서 아인슈페너 마셨다. 이 집은 할머니께 물려받아 내부를 고쳐서 차린 카페라는데 부럽다. 집 크기도, 마당 크기도 딱 좋은데~ 이런집 고쳐서 살고싶네.

 

집에 오는길도 어마어마하게 막혔다. 말이 안나오게 허접한 휴게소 밥을 먹었다. 나는 운전도 안하는구만 허리도 어깨도 아팠다. 유난히 길고 힘든 이번 여정.

 

10월은 살인적인 스케줄로 지난 주말에도 못쉬고 이번주말에도 못 쉬었더니 피곤하다. 동서가 해준밥이 아니었다면 집밥을 한번도 못먹을뻔했다. 화요일 어르신 돌봄 수업준비도 못했는데~ ㅠ 컴퓨터까지 싸들고 갔구만 고대로 들고오게되어 부담백배. 할 일이 잔뜩인데 몸은 천근만근이다. 우리 동서처럼 요가를 시작해야할까? 뭐든 시작이 어려운 나는 생각만 백만년이다.


안철환 샘의 바람들이 농장에 갔을때 죽음에 대해 부정적이고 멀리 생각하고 젊음만 긍정하는 지금의 문화에 대해 논했었다.

우리 부부도 슬슬 주변의 어른들이 병들고 그게 나타나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여러 이유로 오랜만에 만난 시아버지는 참 많이 달라져계셨다. 그 변화가 놀랍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로병사에 대해 생각해보게되었다. 인생이란 참 짧고 허무한 것이란 다소 진부한 표현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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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에서 내가 공감했던 문장들을 옮겨본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잘 죽는다는 건 또 무엇일까? 잘 살기 위해서라도 평소 죽음을 더 가까이에 두고 살아야 한다고 한다. 생은 짧고 또 허무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열심이어야 하는것은 무엇인가?

 

맘도 머리도 복잡한 한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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