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가을작물 성숙기(23.10.24. - 11.2.)

베푸 2023. 11. 18.
(10월31일)

 

8월 말, 폭염주의보가 내렸던 날 삽질하며 심었던 무, 배추, 쪽파를 어르신들과 수확했다.

 

우리 무 배추는 영양이 부족했던지 성장이 더디기도 하고 수확시기가 좀 이르기도 하지만 행사 날짜를 맞추다보니 수확하게 되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어르신들과 야외활동 하기에 참 좋았다. 설명도 잘 들어주시고 안전사고없이 주의사항도 잘 지켜주셔서 감사했다. 동치미 무로 쓰기에 좋은 사이즈의 무가 꽤 많이 나왔다. 어르신들께 5개씩 나누고도 남았으니 100개가 넘는 수확이었다.

 

수확한 무는 아니지만 한살림 유기농 무로 뚝딱 동치미도 담그고 손가락 체조도 하고 무사히 돌봄행사를 마무리했다. 도시농업에 치유기능과 공동체 회복기능이 있다고 한다. 1년의 기간을 두고 쭉 경험하는 도시농부는 물론 이런 행사를 통해 잠깐 체험하는 어르신들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정말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다.

 

요즘 우리 텃밭은 미모가 뿜뿜이다. 꽃이 봄에만 많이 핀다고 생각하면 오산!

 

메리골드, 한련화, 국화 등으로 얼마나 예쁜지모른다.

 

대충 뿌려둔 밀과 보리 싹이 뾰롱뾰롱 올라오고,

(남도참밀, 보리, 밀, 호밀)

 

초록초록 쑥~ 커지기까지 했다.

보고있으면 내 맘까지 연두연두 초록초록 해지는 느낌이다.

 

그 사이 내 밭의 무와 달래파는 눈에 띄게 커졌다.

 

동치미 무 만한 이천토종무를 하나 뽑아와 어묵탕끓여 먹었다. 무는 쏙 뽑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다.

 

(10월24일)

 

연두연두했던 내 배추는 현주언니가 준 난각칼슘 덕분인지 초록초록 건강하게 자랐다.

(11월2일)

 

그리고 더 커져 있어서 마음이 흐뭇했다. 어느정도 자라서 그런지 벌레먹은 곳도 훨씬 적고 언뜻 보기에도 건강해보였다.

자리가 좁아 보여 작은 배추는 솎아왔다. 구억배추김치는 갓김치 같은 맛이 나서 생으로 먹으면 매울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냥 먹어도 얼마나 고소한지~~ 깨끗이 씻어 담아뒀다. 벌레가 많이 먹은 잎은 된장국 끓이고 크기도 적당하고 예쁜 잎은 쌈 싸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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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내 배추~ ! 충분히 김장 하겠다.

 

10월 초 수확해 온 수세미는 약 한달 사이 잘 말랐다. 베란다에서 창문옆에 두고 말렸더니 실내에서도 제대로 마른듯하다.

 

껍질을 까보니 속살이 뽀얀 수세미가 예쁘게 들어있었다. 다글다글 엄청난 씨앗도 있고 말이다.

씨앗을 심어 모종을 내고 밭에 정식해 수세미를 수확해서 말리기까지….

전 과정을 내가 한 수세미라 감격적이고 감회도 남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나눠서 이 감동을 더 키워야지~ ㅎㅎ

 


덧,

현주언니 밭에 들렀더니 배추가 자이언트 배추 수준이었다. 사진으론 티가 잘 안나지만 잎 하나가 토란잎만했다.

무는 또 어찌나 큰 지 내 무와 같이 두고보니 웃음이 났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는 비교하지 않는다.

작물도, 나도, 다른 사람들도 비교하지 않는다. 쉽지 않지만 각자의 매력과 힘과 성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텃밭이, 자연이 내게 주는 영향은 엄청나다.

 

지금 당장 닥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조만간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리라 믿는다.

지구살림을 위한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우리 텃밭에 오는 이 아이들에겐 희망인,

 

 

가을작물 성숙기(23.10.24. - 11.2.)

(10월31일) 8월 말, 폭염주의보가 내렸던 날 삽질하며 심었던 무, 배추, 쪽파를 어르신들과 수확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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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아오는 이 생명들에겐 보금자리인 공간을 지속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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