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11.13.-11.19.)

베푸 2023. 12. 20.

아침에 간담회가 있었다. 시간이 밭아서 급하게 나갔구만 시작시간을 착각해 30분이나 일찍갔다. 밀크티와 견과류를 아침으로 먹었는데 사진을 못찍었네. 날이 추워 점심은 따끈한 동태찌개 먹었다. 이 집은 제철반찬이 나와서 참 좋다.

 

집에 좀 늦게 왔더니 곰은 이미 혼자 저녁을 먹었고 밥도 없었다. 이 남자 마누라 잔소리처럼 왜 밥도 없는데 저녁을 안먹고 왔냐며 큰소리쳤다. ㅎㅎ 그래도 곰이 호빵 남은거(야채는 곰꺼. 자기는 왜 먹는지??)와 고구마를 쪄줘서 그걸로 저녁먹었다. 이 고구마는 어머님이 보내주신건데 완전 엄청 너무 맛있다. 잘익은 새 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ㅎㅎㅎ


오랜만에 혼자 여유로운 빵식. 사과 피넛버터 토스트도 오랜만이다. 사과가 달고 아삭해야 맛있는데 올해 사과는 귀하기도 하지만 맛있는것도 드물다. 퍼석거려서 제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감사히 다 먹었다. 커피와 고구마도 냠냠.

날이 추우니 뜨끈한 국물이 자꾸 생각난다. 토란 손질해둔게 있으면 비건으로 끓였을텐데~ 육식위주의 세상에서 채식하려면 부지런해야한다. 끓여둔 멸치 황태육수가 안좋아지기 전에 다 먹어서 그건 좋다.

지단도 예쁘게 부쳤으면 좋으련만 뚱뚱하게 됐다. 국물까지 싹싹 다 먹고 못생긴 유기농 귤도 냠냠.

 


엄마집에서 묵은지를 가져왔다. 들기름이랑 설탕 넣고 쌀뜨물만 넣어 지졌는데 아주 맛있다. 그냥 쌀뜨물도 아니고 토종쌀 쌀뜨물이라서 그런가?

매콤한 콩나물 국도 끓여 제대로 한 상 차려먹었다. 남은 쑥갓무침에 곱창김도 냠냠.

3시 좀 넘으니 출출해져서 두부너겟 데워 콤부차랑 먹고 저녁은 스벅에서 플랜트 볼 스프로 요기했다. 곰과함께 수라를 보러 가기 때문이다.

두번째 보는 수라, 내용을 알고 있어서인지 처음처럼 충격적이고 슬프지는 않았지만 답답한 마음은 여전했다. 말도 안되는 잼버리를 치른 이후라 더 그랬을까? 분노도 치밀고…. 검은머리 갈매기의 아름다운 모습과 흰발농게를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물만 들어오면 , 매립만 되지 않으면, 갯벌은 살아난다. 갯벌을 갯벌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그 외침이 귀에 울린다. 신공항 계획취소 서명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제발 이 생명들을 그만 해치기를~~~


1박2일 임원연수에 참여했다. 그 첫 목적지는 안성 물류센터다. 물류가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도 듣고 견학도 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관심가진건 유리병 재사용 시스템. 유리병을 모아 세척과 살균과정을 거쳐 재포장 후 디시 생산지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과정이 복잡하고 수거와 운반과정도 녹록치 않으며 전과정이 끝난 뒤에도 아주 멀쩡해 보이는 유리병이 폐기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실제 재사용율 30%가 채 안된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라에서도 안하는 이런 방식은 그래서 내내 마이너스라고한다. 조합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협조해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본주의 안에서 환경문제는 정말 쉽지않다. 한살림 덕후로써 한살림을 애증하지만 마이너스 속에서도 지속하는 이런 방식은 참 응원하고 지지한다.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1만인 서명

2022년 6월 30일 국토교통부 장관은 군산공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만금국제공항(새만금신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을 고시했습니다.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기후시스템과 생물다양성이 급격

docs.google.com

 

점심은 근처에서 굴국밥과 굴튀김을 먹었다.

비도 오고 날도 갑자기 추워졌는데 잘 어울리는

메뉴였다.

아산 생산지에서 이사회 회의도 하고 숙소에 짐도 풀고 생산자님이 대접해주신 저녁식사를 했다. 늘 그렇듯 회식은 고기다. 나는 먹을게 없다며 된장도 미리 시켜주시고 단호박도 구워주시고 이것저것 잔뜩 주셔서 아주 배불리 먹었다. 고기를 자주 많이 먹는 환경에 있지만 채식을 이해해주는 문화에 있는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편하지만은 않은 대화와 논의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혼자 온천을 하고 왔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가하고 여유있는데다 물도 깨끗하고 대나무숲이 보이는 노천탕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탕목욕하고 있는 느낌이 참 좋았다. 잠을 못자서 피곤하지만 피곤이 풀리는 기분. 아침은 콩나물 국밥집에서 김치콩나물국밥 냠냠.

아산 생산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었다. 여러모순들과 잘못된 시스템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살림이, 생협이, 이렇게 커져야 할 이유가 뭔가? 덩치가 커져서 갖는 장점이 무얼까? 자꾸 생각하게 되었다. 아산 생산지에서 하고 계시다는 왕겨 연소 시스템에 대해 들으며 농업이 가진 한계와 문제들도 생각해본다.

아침먹은지 두 시간도 안되었는데 점심을 주셨다. 김장하는 날이라 새 김치와 수육도 있다고 하셨다. 저녁에도 고기였는데~~ 우리의 식습관은 생산지라고 다르지는 않구나. 나는 새김치와 반찬을 아주 조금씩만 들고와 맛만 보았다. 오는길에 들른 카페에서 마신 커피가 너무 강해서 잠도 안오고 가슴도 뛰었다. 쎈 카페인~~~

사실 이 날은 우리 결혼기념일이다. 작년엔 10주년이었는데 코로나 걸려 나란히 손잡고 누워있고 올해 좀 특별하게 기념해볼까 했더니 별로 하고픈게 없다. 무슨 날이라고 필요하지도 않은 걸 하지는 않기로한다. 와인도 파스타도 기분내는 어떤 곳에 가고싶지도 않아서 곰이 먹고싶은걸 사올 수 있게 해줬다. 피곤하니 둘이 나란히 앉아 일찍 쉬는걸로 기념일을 기념했다. 무탈한것이 최고다.


배추 수확의 날, 아침부터 곰이랑 텃밭에 가서 배추를 수확했다. 달래파도 몽땅 수확하고 얼어버린것 같은 마지막 수세미도 수확했다.

날이 꽤 춥고, 배추를 수확하는데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려서 몸이 얼었다. 근처에 있는 추어탕집에서 점심먹었다. 논학교 추수끝나고 왔던집인데 미꾸라지가 안보이니 내가 좋아하는 시래기국 같아 맛있었다. 결혼한 뒤로 곰이랑 추어탕을 먹는건 처음이라 곰도 좋아했다.

 

논학교 마지막 수업에 참여해서 새끼꼬기도 해보고 노인돌봄때 쓸 볏짚 정리도 했다. 볏짚정리할때 먼지가 날려 옷에 붙을까봐 벗어놓고해서인지 아님 아침부터 추워서인지, 피곤해서인지, 으슬으슬하고 느낌이 안좋더니 감기에 걸렸다.

 

내내 콧물이 줄줄~~~ 우여곡절끝에 파스타로 저녁먹고 김장하러 엄마집으로 고고싱. 주말은 쉬어줘야 하는데 강행군이다.


밤새 배추를 절여 새벽에 뒤집어주고 일찍 일어나 배추를 씻고 양념을 만들어 김치를 담갔다. 내가 기른 구억배추로 김장을 하다니~ 감회가 새롭다.

곰이 사다준 간식 에그타르트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싶었는데 이 남자 센스있게 이 추위에 감기도 걸린 마누라에게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다준다.

(못먹게 하려는 큰그림인가?) 여튼 나는 구억배추 뿌리를 넣고 끓인 차를 마시며 먹었다. 김치하느라 바쁘고 손이 없어 사진은 못찍었다.

 

일찍 김치하느라 피곤하고 감기걸려서 힘드니 낮잠자고 있는데 계속 카톡이 울린다. 수확한 배추를 나눴을 뿐인데 고맙다는 인사와 맛있는 음식사진이 줄줄이다. 구억배추로 전을 부쳐도 맛있다기에 나도 전을 부치고 내가 수확한 꼬마 단호박도 넣어 구억배추 된장국 끓였다.

반응형

논학교에서 수확한 7분도미 햅쌀로 밥해서 구억배추 된장국에 밥말아 먹었다. 별 다른 반찬이 필요없는 뜨끈하고 구수하며 달큰하기까지한 된장국. 구억배추전도 달고 맛있어서 뜨끈할 때 다 먹었다. 종일 배추배추한 하루.


생산지에 갔을때 생산자에게 너무도 가혹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보통 3-400만원 하는 송아지를 사서 2년을 키워야 성체가 되어 시장에 팔린다. 2년여동안 들어가는 사료값은 한마리당 약 4-500만원. 요즘 시세로 한우 한마리에 1000만원 정도에 팔리니 2년을 꼬박키워 생산자는 100만원을 번다고 한다. 예방접종이나 전기 수도 기타 비용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순수 사료값만이다. 생산자는 한달에 약 5만원을 벌고 그건 인건비를 따지면 사실상 마이너스인 시스템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는데 정작 사먹을때는 비싸지만 열심히 키운 생산자에겐 말도 안되는 돈이 돌아가는 생산체계도 놀라웠지만 이 이야기 속엔 생명이 빠져있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이 산업에서 살아있는 송아지와 소는 그냥 고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최근 럼피스킨 병이 돌고 있는데 이 병은 치사율이 10%다. 그 말은 이 병에 걸려도 90%는 살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생명이 아닌 소는 비용을 들이며 치료해야 할 이유가 없다. 치료해도 고기가 되기위해 죽임을 당할텐데 복잡하고 비싼 방법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는다고해서 이런 잔인한 방식에 동의하는건 아니겠지만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그 산업에 일조하고 있다.

축한업이 지속되는 한

살처분도 계속될 것이다.

살처분은 육식의 결과이자 과정이다.

출처 입력

요즘 이슬아 작가의 <날씨와 얼굴>을 읽고 있다.

우리가 겪는 재난(기후위기)과 우리가 알고있는 얼굴들(사람과 비인간동물들의 얼굴)을 엮고 그 연결을 생각하는 내용이다. 신문에 연재할 때도 좋았는데 책으로 다시 만나니 또 새로웠다.

날씨와 얼굴 저자이슬아출판위고발매2023.02.20.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나로 인해 무언가가 변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내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지 않다.

우리의 작은 변화는 큰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