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비거뉴어리24.1.15.-21.)

베푸 2024. 2. 21.

 

예산회의 끝나고 먹은 황태국. 양도 많고 무엇보다 너무 짜서 다 먹지 못했다. 밥도 상황도 사람도 나도 여러모로 속상했다.

 

저녁은 채소가 가득~~ 한걸 먹고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쫄면! 무도 썰어 곁들일 무국도 끓였는데 신기하게 초록부분으로 끓였을때와 맛이 다르다. 같은 무인데~ ㅎ

비거뉴어리 3년이면 채소만두를 사온다. 말도 안했는데 곰이 쫄면이랑 같이 먹어야하지 않겠냐며 사온 채소만두도 구워 곁들였다. 면보다 채소가 더 많아 아삭아삭한 쫄면.


친환경 토경재배 딸기를 주문했다. 땅에서 키우는 토(土)경재배는 너무도 당연해보이지만 요즘은 양액재배를 하는 곳이 많아 귀한 딸기다. 물에 영양을 주어 키우는 양액재배는 딸기야 자라겠지만 그 물을 버릴때 엄청난 해를 준다. 흙도 미생물도 없이 영양만 주어 키우는 것이 맞는건지도 생각해봐야한다. 아침일찍 택배가 왔는데 너무 예쁘고 달고 맛있는 딸기를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때마침 안내문자가 왔길래 농부님께 사진과 소감, 감사를 함께 전했다. 요즘은 이런 철학있는 농부님들을 만나면 감사가 샘솟는다. 그랬더니 농부님은 내 문자 덕에 행복하게 농장에서 근무할수 있게 되었다고 고맙다고 하셨다. 기뻤다. 나의 작은 한마디가 누군가를 기쁘게 일할 수 있게 했다니~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작은 친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쁜 빨간색 딸기 때문에 기쁘고, 땅의 생명력과 미생물까지 배려해 키운 딸기가 더 달고 향까지 맛있어서 행복하고, 농부님의 배려와 인사 때문에도 기뻤다.

점심은 종합감사가 끝나고 미란님과 함께 먹었다. 밖에서 먹으니 비건은 어렵지만 너무 대놓고 물살이인 메뉴를 먹은건 아닌가 맘이 좋지 않았다.

미안한 마음에 깨끗이 남음제로했다.

 

저녁 술약속이 있었다. 처음 가보는 장소에서의 만남이었다. 나중에 이야기하는데 나를 배려해 고른 장소라고 했다. 술 마시는데 미나리전에 메생이 굴탕에 들기름 두부구이라니~ 😍 이런 일이 가능하구나 ~ 기쁘고 고마웠다. 국산재료에 유기농을 쓰시는 가게를 알게된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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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반가운 택배가 왔다. 지구살림 철학을 가지고 계신 농부님의 귤을 예약구입했을 뿐인데 예약구매자들한테 제철 꾸러미까지 보내주셨다. 싱싱하고 예쁜 제주농산물에 미소가 절로났다.

귀한 귤을 아침으로 먹었다.

줌회의 때문에 밥먹을 시간이 애매했다. 발레가기전엔 많이 먹으면 몸도 무겁고 부대낀다. 파기름에 올리브를 썰어넣고 볶음밥해서 반만 먹고 갔는데도 좀 힘들었다. 발레는 여전히 재미있지만 다들 잘 따라가고 나만 계속 버둥대는 느낌이다.

그래도 비교하지 않기로 한다. 뭐든 비교하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하는 법을 배우고 연습해야지.

저녁은 밖에서 먹고 들어왔다. 감기기운이 있는지 목이 간질간질하다. 생강차 한 잔 끓여먹고 일찍 잤다.


점심은 이사회 회의 중에 먹었는데 채소반찬이 많아서 비건식을 할 수 있었다. 곰피와 파래전 맛있게도 냠냠.

 

은행구이, 바지락술찜, 멘보샤와 샐러드
 

<모심과 살림> 22호, -남의 살을 먹는 마음- 에서 초식마녀님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어서 고기를 먹는 술자리에도 참석한다고 했다. 자기를 불편해 할까봐서 안주는 ‘물’ 이면 된다고 큰소리 친다고 했다. 그렇게 먹고 돈은 똑같이 내지만 괜찮다고했다.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그렇게 너그러운 인간이 못된다. 고기메뉴엔 철저하게 돈내지 않는다. 고기를 먹는걸 막진 못해도 고기먹는 일에 내가 보탤 순 없다고 거절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참 불편하게 하는데다 싸가지까지 없는 인간이다. (놀아주는 사람들 참 고맙네 ㅎㅎ )

 

현주 언니랑 비건지향 메뉴를 찾아다니며 뭐 먹을까 고민했다. 모든 식당에 비건메뉴가 한두개 있는것이 비건식당이 많아지는것보다 낫다고 한다. 우린 지혜로운 채식의 나라(문화)로 돌아가면 좋겠다. 아직은 고기집이 훨씬 많아 외식을 채식으로 하는건 어렵지만 서로를 배려라는 사람이랑 여기저기 다니는 과정까지 재미있었다.

 


발레가는 날은 배가부르면 몸이 버겁고 배가 고프면 움직이기가 힘들어 먹는것에 신경이 쓰인다. 아침도 점심도 아닌 애매한 시간에 가볍게 호박죽 먹고가서 열심히 버둥거렸다. 상상은 발레리나지만 현실은 오징어 ㅋㅋㅋㅋㅋ

힘빼고 땀빼고 오는길에 배고파서 비빔국수 한그릇 사먹고 들어왔다. 500원 더 비싼 숙주국수 ㅎ

웬일로 오픈런도 안했는데 사과가 다있다. 그것도 유기농 사과가 ㅎㅎ 반가워서 냉큼 사다 대충 썰어먹었다. 단단하고 달고 참 맛있다. 기후위기로 귀해진 사과. 사과를 유기농으로 키우는건 불가능에 가깝다는데 더 감사히 먹어야지. 생강편강과 차도 마시며 간만의 여유도 즐겼다.

 

콩나물무밥하고 시금치된장국 끓여 동치미와 김이랑 맛있는저녁 먹었다. 곰은 밥도 국도 두 그릇이나 먹고 곱창김이 맛있다며 남은 김까지 맨입으로 다 집어먹었다. 무도 시금치도 김도 자연스러운 제철의 맛은 참 훌륭하다.


전날 곰이랑 밀린 드라마를 보다가 늦게 잠든데다 피곤해서 늦게 일어났다. 일어나니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배고픈 곰이 계속 뭐 먹냐고 물어봤다.

👩🏻: 곰! 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

🐻: 그럼 뭐 먹고싶은데?

👩🏻: 뜨끈한 국물요리

🐻: 그럼 뭐~~

하더니 끓여준 라면 ㅋㅋㅋ(왜 자신있게 얘기함?)

그래도 김치떡라면이다. 곰은 식사준비하고 나는 15분 스트레칭 따라한 평화로운 주말의 시작.

 

비건간식. 완전 너무 엄청 맛있는 커피 리브레의 디카페인 원두 커피와 스벅 리얼두부칩. 비건이라 일반 두부과자에 비해 딱딱한데 기름지지 않고 바삭해서 고소하다.

저녁준비하면서 있는 재료로 이것저것 만들었다. 유자청에 절인 콜라비 넣어 해초무침 만들고, 남은 콩나물밥은 충무김밥처럼 말고, 콜리플라워 양송이 볶음에 묵은지 지짐까지~ 의도하지 않았는데 맛난 안주가 되어 맥주도 꺼냈다. (말도 안했는데 곰이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해뒀더라.)

 

푸짐한 비건 안주상. 이렇게 맛있는 채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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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먹은듯하다.


싱싱한 제주양배추를 보니 옛날토스트가 생각나 홈브런치로 만들어 먹었다. 토스트 안에 더 넣을 수 없을만큼 잔뜩 쌓았지만 따로 양배추를 한그릇 더 가져다 먹었다. 곰이 염소냐고 물었다.

싱싱하고 좋은 재료로 착즙한 맛있는 제철주스.

요즘 유행이라는 CCA 주스에다 귤까지 넣어 CCAT(carot, cabbage, apple, tangerine)주스만들었다. 새콤하고 달콤하고 향도 좋고 맛있다.

뭘 먹고싶냐고 물으면 항상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둘 중에 하나인 우리곰. 질리도록 매일매일 한번 줘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내가 기름진걸 먹고싶지 않아 김치찌개로 해주고 반찬이 너무 없으니 식물성 런천미트 구워봤다.

요거 콩으로 만든건데 진짜 깡통햄맛이 난다. 짜지도 않고 식감도 비슷하다. 케첩찍어도 잘 어울리는게 어떻게 만들었을까 곰이랑 신기해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시금치 유부된장국, 해초무침, 김 반찬과 함께 오늘도 남음제로!


지구는 이미 망한것이 아닌가? 우리에게 대책은 있는가? 아니 대책을 구하고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 한 주였다. 기후위기와 농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문제다. 농업은 이상기후 때문에 여러모로 피해를 입고 있지만 농업은 기후위기의 큰 가해자이기도 하다.

우리의 한 끼 식사는 지구 전체에 어떻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까?

우리의 일상 식사는 전 세계의 토지, 물, 자원과 연결되어 있고 식품 생산에 필요한 자연 자원은 수백 혹은 수천년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현재의 식사는 미래세대의 식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먹는다'는 행위는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다. 우리의 한끼와 식습관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예측이 어렵고 복잡해지고있다. 반면 그로 인해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분명하다. 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료, 그 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농지, 농지 확대를 위한 숲파괴와 땅과 물의 오염, 파생되는 환경문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양극화 문제 등이다.

 

<먹는 경제학> 중에서

 

기후위기 시대, 이상기후로 농사를 짓기는 더 어려워지고있다. 노지의 과수원에까지 화석연료를 이용한 가온재배가 행해질것이다. 어쩔 수 없다는 이유하에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될 것이고 이상기후는 더 강하고 더 잦아질 것이다. 악순환이다.

스마트팜 같은 에너지 집약적 방식은 대안이 될 수 없다. 땅이 아닌 양액재배(영양이 있는 물)로 키우는 것은 순환가능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안않다.

 

현재의 복잡한 사회에서 미래를 위한 대안을 우리는 찾을 수 있을까?

 

분명한건 우리의 한끼는 더 이상 개인의 취향 문제가 아니다. 복잡한 한끼의 영향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가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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