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비거뉴어리24.1.22.-28.)

베푸 2024. 2. 21.

 

작고 흠도 많고 못생겼지만 맛도 향도 너무 훌륭한 유기농사과, 땅콩버터와 딸기잼 바른 토스트, 제주당근주스로 아침을 시작했다. 회의가 끝나고 돌아오도록 배가 고프지 않았다. 땅콩버터는 참 든든하다.

 

비건을 시도해보면 알 수 있다. 고기가 없으면 맛이 없다는건 그야말로 ‘생각’ 이라는걸. 채소만으로도 깊은맛, 감칠맛이 살아있는 요리가 많다는 것을 해보면 알 수 있다. 지구와 내 몸에 더 좋고 소화도 잘되며 다음날 개운한 아침을 맞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 먹고난 뒤에도 기분좋은 음식들. 평소대로 먹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채소 요리들의 매력을 알아가는 일은 즐겁다.

대파와 양배추, 콜리플라워를 잔뜩 넣고 끓이다가 현미떡을 넣어 익힌 비건 떡볶이는 감칠맛 단맛 폭발, 구운 채소만두와 단무지대신 동치미 더해 행복한 저녁을 먹었다. 다른건 몰라도 나 군만두 좀 잘굽는 듯.


한살림 한입수미감자전은 감자전이라기보단 감자 팬케이크에 가깝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 맛이 없는건 아닌데 감자전은 아니라고 말이다. 그래서 빵식에 곁들여 보았더니 빵과 함께하기엔 또 너무 감자전이다.(읭? ㅋㅋ) 여름에 만들어 둔 내 유기농복숭아조림 간만에 꺼내서 피넛버터토스트랑 곁들였더니 이게 또 너무 잘어울린다. 당근라페라도 만들어 둘 걸, 너무 탄수화물인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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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좋아하는 단팥빵집이 보여서 몇 개 사들고 엄마집에갔다. 배고프다고 했더니 급하게 뚝딱 차려준 엄마밥상. 뚜껑만 열어 다 꺼내둔 반찬들을 타박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계란찜과 멸치볶음부추전도 냠냠. 얼마만의 엄마밥인지~ 맛있게 먹고 바로 누웠다. 엄마집에가면 다시 어린애가 되는것 같다. “엄마 물” 소리가 절로 나온다. ㅎㅎ

냉동실에 얼려둔 찰옥수수를 쪘다. 아침에 하나 먹고 남은건 알만 떼어 팥이랑 옥수수범벅을 만들려고 했는데 찰옥수수라 손에 들러붙고 잘 안떨어진다. 몇개 뜯다가 입으로 직행. ㅎㅎ

 


‘너무 추운날 딸기를 주문했나?’ 걱정했는데 밭에서 방금딴듯 신선하고 예쁜 딸기가 도착했다. 두 박스 시켰는데 한박스를 더 넣어주시는 농부님 ㅠ 감사히 맛있게 먹어야지. 사랑해요 고양이텃밭!!

발레 가기 전에 밥먹을 시간을 놓쳤다. 배가 부르면 눕고 엎드리고 고개를 숙이고 뛰는 발레동작을 하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안먹고가면 중간쯤 어질어질 ㅎㅎ 초콜릿과 견과류, 오트드링크를 먹고 가서 끝나고 난 뒤에 사먹고 들어온 숙주국수 한그릇은 따뜻해서 좋았다.

엄청 두껍고 무겁고 비싼 책을 샀다 ㅋㅋㅋ 문유석 판사가 이 책을 읽고 인간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을때는 그냥 넘겼는데 유시민작가도 추천하는 글을 또 봐서 올해의 도전책으로 골라봤다. 싱싱한 딸기 먹으면서 서문만 읽어보았다. ㅎㅎ 믿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인간사회에서 폭력이 눈에띄게 줄었다고 한다. 우리는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왔는지~ 올해의 책 도전!!!

저녁엔 줌강의가 있어서 퇴근길에 곰이 사다준 김밥 한줄로 저녁먹었다. 지구는 이미 망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드는 기후재난의 시기이지만 이번 강의는 희망적인 내용이 많아 마음이 좀 따뜻해졌다. 과학과 투표만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의 회복을 이루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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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제도가 생기고 있다. 공통의 집을 두고 사는 생명의 모든 권리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탈 인간중심주의!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엄청 뻣뻣하다. 발레핏 영상보며 어깨풀기. 내 생애 스트레칭으로 아침을 여는 때가 다 있다. 전날 밤에 달고 향긋한 구좌당근으로 당근라페 만들어두고 잤다. 하루지나야 참 맛있는 당근라페, 땅콩버터 듬뿍바른 무화과 깜파뉴, 사과랑 딸기 곁들여 맛있게도 냠냠.

날이 춥고, 김장김치가 잘 익어가는 때면 생각나는 갱시기죽. 떡국떡까지 넣어 맛있게 끓여먹었다.


남은 갱시기죽 조금과 곰이 갈아준 딸기 요거트를 첫끼니로 먹었다.

신년음악회 가느라 저녁을 못먹어서 끝나고 베지 사먹을랬는데 서브웨이가 일찍문을 닫았다. 10시까지 하는거 아니었던가? 문닫아서 계획틀어짐 ㅠㅠ

 

들어가기 전에 곰이 먹는 김밥 옆에서 좀 뺏어먹고 커피와 견과류로 요기했다. 끝나고서는 감튀사다 맥주 마시는걸로 샌드위치를 대신했다. 종일 제대로 된 식사를 못했지만 그걸 다 상쇄할 만큼 멋진 신년음악회였당.

 

조으당 조으당 ㅎㅎㅎ

 

 


곰이 타주는 커피를 들고 1박 2일 여행간다. 아주아주 오랜만에 으름세트 완전체 합체!! 괴산에서 점심먹고 커피도 마시고 장봐서 문경에 갔다.

 

한 망(10kg)에 2만원 주고 산 석화는 넷이 먹기에도 너무 많아서 씻을때부터 끝이안보이더니만 굽고, 삶고, 라면에 넣어도 끝이 나지 않았다. 밥 없이 배불리 먹었음에도 남아있는 굴들 ㅎㅎㅎ

 

너무 많으니 그만 땅으로 돌려보내자는 유혹이 있었지만 버리지 않고 마지막엔 굴파전까지 부쳐 모두 먹었다는 점이 이번여행의 뿌듯 포인트다ㅎㅎ. 풍요의 시대, 우리는 감사를 잊었지만 우리가 먹는 모든것이 음식이기 이전에 생명이란 사실을 기억하고 낭비없이 귀하게 대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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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는길에 희영이네 들러서 맛난 묵밥이랑 묵무침, 수수부꾸미 사먹었다. 여행중에 비건식은 못했지만 엄청난 화력의 불을 붙이면서도 고기 한 점 없이 함께한 사람들덕에 고맙고 훈훈한 1박 2일이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은 생략하고 곰이 씻어준 딸기로 마무리한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 먹은음식은 호정언니가 쑤어온 호박죽. 토종 떡호박과 개골팥을 넣어 끓인거라 꼭 맛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토종 떡호박/ 색부터 특이하다 (사진출처:토종씨앗도서관)

 

설탕한톨 넣지 않았다는데 정말 달고 맛있는 호박죽. 토종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맛보고 나누는 그 마음들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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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언니가 직접 다듬고 만들어 손편지까지 써 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선물도 받았다. 모시 빗자루에 감긴 색실은 그 사람을 생각하며 이미지와 맞는 색을 골랐다고 하는데 누가 나를 색으로 기억해준다는 사실에 심쿵했다. 나는 살구색과 초록이란다. 색도 맘에 쏙들었다.

 

칸딘스키는 공감각이 있어서 음악을 들으면 색이 떠올랐다고한다. 사람을 보고 색을 떠올린 언니가 칸딘스키처럼 느껴져 멋있었다 ㅎㅎ

 

집에 왔더니 실내에서 키우는 동백이가 3년째 피어주어 고마웠다. 햇빛 부족인지? 노란 수술이 나올정도로는 피지 않지만 살아서 자라며 꽃도 피우니 고맙다.

 

오면서 읽었던 은유 작가의 글귀가 공감이가고 펴현이 맘에 들어 또 고마웠다.

 

작고 작은 일의 기쁨과 감사함에 대해 생각해 본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에 대해서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감사할 것이 많~~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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