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 에세이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가 아니라 ‘농업인의 날’ 입니다.

베푸 2021. 11. 11.

 

오늘은 11월 11일,

예전같으면 빼빼로데이라고 종류별로 빼빼로를 사다 나눠주고 먹고, 그러면서 주변에 사랑과 우정을 전했다며 뿌듯해했을 나인데 이제 그러지 않는다.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가 아니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마트에가면 쫙 깔린 과자들, 잠깐 들른 편의점에도 포장되어 유혹하는 빼빼로를 보면 사지 않고 넘어가기가 더 어렵지만, 거대자본도 아니고 산업의 중심도 아니라 홍보하기도 어려운 농업인의 날은 그냥 잊히거나 묻히기 쉽다. 우리 사회는 중요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돈이되는것을 중요시 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모두가 농업인의 날을 더 많이 알고 기억하면 좋겠다.

 

 

내가 하는 소비와 먹거리의 영향에 대해 생각해본다.

 

내가 빼빼로를 사면 빼빼로를 만드는 수입밀가루, 카카오, 팜유, 설탕 그리고 첨가물 산업이 발달할 것이다. 수입밀가루는 pre-harvest라고 수확하기 열흘전에 대규모로 제초제를 살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카오는 아동노동과 노동착취가 이뤄지는 대표작물이다. 팜유는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탄소흡수의 마지막 보루인 원시림을 파괴하며, 설탕은 광활한 지역에 단일작물재배로 그 폐해가 널리 알려져있다. 첨가물은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내가 농업인의 날을 기억하고 친환경 우리 농산물을 사면 우리땅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자란 우리 생산물이 늘고 건강한 땅과 생명다양성에 보탬이 되며 그 땅을 가꾸는 사람들이 늘 것이다.

 

좋은음식을 먹어야 나도 지구도 건강하다.

그리고 좋은 음식은 좋은 땅과 깨끗한 공기, 정직한 땀이 만들어낸다.

 

좋은 음식이란 어떤 것일까?

좋은 음식은 좋은 음식 시스템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생태계 전반의 네트워크 안에서 지구의 지속 가능한 보존과 재생을 위해 기여하는 음식이어야 한다.

건강을 유지 또는 촉진하면서 인간을 비롯한 다른 생명체의 안전과 안보에 기여해야 한다. 생산자에게는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가치가 있고, 소비자에게는 음식으로서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며, 생산자-소비자의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통하여 지역 사회와 생태계 균형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현주, <30일간의 간헐적 채식>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건강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신념을 가진 생산자가 건강한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함께 농사지어야 한다.

✔️가온재배를 하지 않는 제철농산물을 이용하고, (가온재배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해 탄소배출을 늘릴뿐 아니라 불필요한 기계시설과 노동력을 필요로해 다품종 소량생산 농가를 어렵게 한다. 가격과 영양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흙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유기농산물을 이용하며 (제초제와 농약같은 인공화학물은 한번 뿌려지면 자연적으로는 사라지지 않는다. 5-60년 전에 뿌린 DDT가 지금도 검출되는 이유다.)

 

✔️생명순환을 경시하고 파괴하는 GMO를 배제해야한다. (Gmo는 재배된 작물의 해악 뿐 아니라 재배과정에서 엄청난 제초제, 농약 사용으로 땅과 생산자의 건강에 치명적이며 ‘순환’ 이라는 자연적 원리를 파괴하고 1회성 종자를 이윤을 위해서 퍼뜨린다. 이는 종자 독립성 자급률을 위해서도 좋지않다.)

 

✔️쌀 한톨을 재배하려면 온 우주가 도와야한다. 내게 온 음식은 감사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맛평가’ 니 뭐니 하는 교만한 태도를 갖지 않고 ‘낭비’ 를 경계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한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유의 파동이 있고, 이것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우리가 채식을 할 때 단지 내 몸을 위하여 영양 많은 음식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이들을 생명 자체로 귀히 여기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서로 교감하는 마음이 파동으로 전해져 각각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무생각 없이 한 끼를 때우는 채식보다는 감사 인사를 드린 한 끼의 소중한 밥상이 더 건강한 이유이다.

이현주, <30일간의 간헐적 채식>

 

 

11월 11일 오늘은 농업인의 날 이다.

햇곡식으로 만든 예쁜 가래떡을 먹으며 기후위기로 더욱 농사짓기 힘든 환경속에서 신념을 잃지 않고 좋은 먹거리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농부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식재료를 끝까지 쓰는 일에 열심을 다해야겠다. 필요 이상의 것을 가지지 않고 낭비를 막도록 애써야겠다. 가까운 먹을거리, 채소위주의 식단, 제철 유기농을 이용하는 착한소비로 ‘먹어서 지키는’ 일에 힘써야겠다.

 

그것이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한 인간이 지구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식사예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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