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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찍는 ‘신박한 정리’(안방편)

베푸 2020. 10. 24.

 

두번째로 변화를 얻은 곳은 안방이에요.

 

안방은 찍는걸 잊어버려서 비포 모습 사진이 없네요. 침대를 옮기다가 급히 찍었던 사진이 있어 대신해봅니다.

 

안방의 이전모습, 그리고 같은 가구의 책장시절과 그릇장시절^^

이전엔 한쪽 벽면에 침대를 붙이고 협탁을 놓고, 반대쪽 벽면엔 화장대와 (구)책장 -> (신)그릇장이 있었어요.

 

그릇장은 원래 책장이던 것이라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인 안방가구와 이질적인데다 안방에 그릇이라니... 용도도 생뚱맞죠?

 

그래서 그릇장은 책장이 있는 다른 방으로 옮겨주고 가구배치를 시작했죠.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제일 먼저, 또 제일 오래 정리했던 곳이 서재라 그사이 서재에 책상 하나를 치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에요.

 

신박한 정리에서 침대는 가능하면 가운데로 배치해야 어느쪽에서 사람이 자도 각자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고 더 세련되어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출처: tvn 신박한 정리 12회

 처음 가구배치 할 때 고려하지 않았던건 아니지만 침대를 가운데 놓으면 전체적으로 너무 방이 꽉차서 답답해 보일것 같았어요. 침대, 협탁, 책장, 화장대와 빈백소파까지 넣어야 했기 때문이지요.

 

비우기를 실천중인 이번엔 안방에 심플하게 침대, 협탁, 화장대만 놓고 침대 위치를 가운데로 바꿔보기로 했어요.

침구와 매트리스를 치우고... 벽에서 침대를 빼 자리를 옮기고... 엄청난 먼지를 쓸고 닦고... 아주 이사에 맞먹는 작업을했다죠.

 

힘쓰는 일은 저 혼자 할 수 없어서 맥주도 사주고 맛난것도 해주며 곰을 꼬셔서 자리를 옮길 수 있었어요. 곰이 협조적이라 다행이었죠.

 처음 옮겼을 때의 모습이에요.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싶어 한쪽에 다 몰아 배치했더니 제 상상과 달리 그냥 한쪽에 물건을 쌓아놓은것 같더라구요.

 

다시 빼라고 하기 미안해서 이렇게 놓고 며칠 살았어요. 그런데 맘에 들지 않아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곰이 기분 좋은날, 칭찬을 막 해주면서 위치를 다시 바꿨어요.

 

이렇게 말이지요.

처음 놓았던 자리에서 협탁을 반대쪽으로 옮기고, 화장대는 그대로 두었어요.

그리고 원래 화장대가 있던 벽쪽은 비워두었죠.

침대 반대쪽 벽면 before -> after

협탁의 위치를 바꾸면서 책도 같이 정리했어요.

잔뜩 올려두었던 책들은 현재 읽고 있는 몇 권만 남기고 그 공간엔 대신 화분을 올려두었어요.

협탁 위 before -> after

 엄마협찬 (이라고 말하고 사실 그냥 들고온) 산세베리아 화분이 심심한 안방에 초록초록한 생기를 주었는데요.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주는 식물이래요.

 

그리고 협탁위에 있던 숯 수조엔 우리집에서 벌써 몇년째 안죽고 살아있는 악마의 덩굴, 스킨답서스를 같이 꽂아 화장대에 올려두고요. 숯만 있을 때보다 살아있는 생명이 있으니 물도 자주 안갈아도 되고 플랜테리어와 가습효과도 있어요.

 

살아있는 식물을 방안에 두니 색도 예쁘고 생기가 돌아 참 좋더라구요. 이 또한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한 이후 프로살초마를 탈출하고 식물과 친해져서 가능했던 일이랍니다.

협탁을 옮겼더니 가구의 위치는 맘에 들었지만 벽은 초록, 가구는 흰색, 침구는 회색이라 방안이 좀 단조롭고 아파(?) 보이는것 같았어요.

 

 베드러너로 쓸만한 걸 찾아 올려뒀더니 어떤가요? 포인트가 되지요?

이 베드러너는 사실 제 숄이에요.

 

잘 하고다니지 않아 방치되어 있던걸 침대에 올려뒀더니 침구의 회색도 커튼의 분홍색도 있어서 찰떡이더라구요. 사은품으로 받아두고 쓸곳이 없던 이케아 러그도 깔아봤어요. 잘 어울리지요?

 

저는 신박한 정리를 보면서 새로 산 것이 아니고 가지고 있던걸 찾아 짝을 맞췄다거나, 한데 모았을 뿐이라고 할 때 ‘어쩜 저렇게 세트같이 잘 맞나.. 신기하다~’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해보니 알겠어요. 그 용도로 산건 아니더라도 물건을 산 사람이 같은 사람이니 취향이 있고.. 결국 스타일이나 색감 등에서 공통점을 갖게되어있던거죠.

 

생각을 바꿔 물건에 쓰임을 주게되어 기뻤어요.

 

 

비우고, 가구배치를 옮기고, 식물과 포인트를 추가한 저희 안방의 after 모습입니다.

어떤가요? 훨씬 심플하고 생기있고 가벼워졌지요?

 

침대를 가운데 둔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어요.

 

곰이 더 일찍자고 더 일찍 일어나기에 침대의 안쪽을 사용했어요. 침대를 벽에 붙이고 있으니 일어날 때 기어서 내려와야 하잖아요? 그럼 꿀렁꿀렁해서 저를 깨우게되고 또 시트가 항상 엉망이 되곤했죠.

 

그런데 침대를 가운데 둔 뒤로 양쪽에서 자고 일어날 수 있으니 시트도 늘 정돈되어있고 저도 중간에 깨지 않아 숙면을 취할 수 있었어요.

 

출처: tvn 신박한 정리 12회

‘그동안 물건을 배려하느라 사람이 불편하게 지냈구나~ 주객이 전도됐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정리된 안방 파노라마 사진

 

이제 안방은 군더더기 없이 온전한 쉼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공간에 역할을 주어라!!' 신박한 정리의 팁이 여기서도 적용되었네요.

 

우리 부부가 ‘바꾸길 잘했다' 싶은 만족도 높은 공간이기도 하구요.

 

이때부터 정리하고 (특히) 버리는 것을 마뜩찮게 여겼던 곰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사다 쟁여놓으라는 말도 안하고 공짜라고 막 받아오지도 않구요. 이제 시작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에 있지 않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있다.
홀가분한 마음, 여기에 행복의 척도가 있다. 
법정스님 ‘산에는 꽃이 피네’ 

비워진 공간으로 얻은 홀가분한 마음, 아마도 한뼘은 더 행복해진듯 합니다.

 

각자 자는 방향에 맞춰 물건을 정리했더니 동선도 편해졌어요. 내친김에 제일 심란한 안방 베란다도 정리했다죠.

 

다음 포스팅에 자세한 내용 공개 할게요.

 

그럼 여러분 또 만나요~~!!

 

 

 

 

혼자찍는 ‘신박한 정리’ (안방 베란다편)

그저 필요하다고 그때그때 잔뜩 사들여보라. 그것은 추한 삶이다. 결국에는 물건더미에 깔려 옴짝 못하게 된다. 구하지 않아도 좋았을 그런 물건들이 우리의 집 안을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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