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라는 호사 날씨가 좋은 날엔 책한권을 들고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집근처 공원에 나간다. 한가로운 공원에 앉아 따뜻한 햇빛과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고 있으면 세상에 이런 호사가 다 있나 싶다. ‘굳이 돈버는데 열을 올려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게도 하는 시간이다. 책을 보고 있으면 개미가 지나가기도하고 나비가 찾아오기도 한다. 요즘엔 책 사이에 자꾸 뭐가 떨어지는데 보면 솜뭉치같은 꽃가루 덩어리다. 까치가 머리맡에서 깍깍 거리기도, 운이 좋으면 오리가족이 물 위에 착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비가 온 뒤엔 땅 냄새가 진하고, 꽃이 피는 계절엔 달콤한 냄새가 나며 풀냄새가 그윽할 때도 있다. 하루도 같은날이 없는 나무와 풀들, 새들과 곤충들이 매일의 풍경을 달리한다. 어제도 그런 날이었다. 점심을 먹고 .. 베푸 에세이 2021. 5. 5. 하루 5분의 초록 - 나무 이웃과 사귀다 ‘하루 5분의 초록’은 내가 요즘 제일 자주 펼쳐드는 책이다. 봄이면 벚꽃구경이나 갈 줄 알았지 이렇게 우리 주변에도 많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지 느끼지 못했다. (그 벚꽃조차도 꽃이지면 관심이 없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단풍이나 은행나무도 가을에 단풍놀이가서 사진찍을때 말고 다른 계절엔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요즘 주변의 단풍잎와 은행잎이 어떤 모양으로 자라는지 관찰하는데 새로운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단풍과 은행은 처음 잎이 나오는 순간부터도 신기하고 울긋불긋 물들기 전에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동안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생명으로 인정하지 않고 눈요기 거리로만 생각했던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짧게라도 시간을 가지고 서로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 Book 돋우다 2021. 4. 6. 아름다운 가을의 색(산책하며 찍은 2020년의 가을) "보다 적은 것이 보다 귀한 것이고, 결과적으로도 넉넉한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런 생활 태도를 소극적인 생활 태도라고 잘못 알아선 안 된다. 그것은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행복의 조건은 결코 크거나 많거나 거창한 데 있지 않다. 작은 일을 갖고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면서도 행복해질 수 있고, 저녁노으.. 베푸 에세이 2020. 11.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