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귤칩 어머님이 사과를 보내셨을때 나도 뭔가 보내드리고 싶었다. 때마침 제주에서 18년째 유기농사를 짓고 계시는 베테랑 과수원 이웃님의 귤 판매글이 올라와 우리것과 같이 주문을 넣었다. 귤이며 단호박, 비트, 당근 지금까지 구입한 건 뭐하나 실패한적 없는 맛보장 작물인데다 힘들고 어려운 길로만 가시는 존경스런 농부님이라 어머님께도 맛보여드린다는 자부심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귤은 맛을보니 ‘엥?’ 하게 되었다. 극조생 감귤이 보통 조금 싱겁기는 하지만 이건 그 정도가 아니었다. 감귤주스를 먹다 놔두면 얼음이 녹아 싱거워진 그런 맛이었다. 10kg이나 보냈는데…. 보내고도 죄송스런 맘이 들었다. 맛이없어 방치되다 버려질까 걱정도 되었다. ‘유기농’ 이라 좋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올 여름 제주는 너무도 잦.. 베푸 에세이 2021. 11. 18. 친환경 살림 - 엄마 살림에서 배우는 오래된 미래 뭐든 일회용으로 쓰고 편리만을 좇는 우리방식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아껴쓰는 것이 몸에 밴, 화학제품들이 나오기 이전 자연방식 그대로를 아직도 고수하는 엄마나 할머니 살림법에서 자연친화적인 대안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번 된장 배우러 갔을때 이것저것 퍼주시는 어머님 살림에서 노르베리 호지가 말한 ‘오래된 미래’ 를 보았다. 이 사진은 우리 어머님 반찬통을 찍은 것인데 뭔가 특이한 점이 있다. (발견 하셨는지? ) 어머님은 김치나 반찬을 비닐로 덮지 않고 다시마를 활용하신다. 다시마 뚜껑은 공기를 차단해 변질은 막고 음식맛을 유지할 뿐 아니라 감칠맛을 더해준다. 비닐을 덮었을때 나오는 환경호르몬도 물론 없다. 이렇게 뚜껑으로 사용하던 다시마는 찌개끓일때 넣기도 하고 된장같은 경우 새 된장의 뚜껑으로 .. 낭비 없는 삶/제로웨이스트 2021. 3. 23. 쓰밍아웃 (feat.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2021년 새해 첫 쓰밍아웃이에요. (97-101주차) 이번달엔 와인병, 기름병, 파스타소스병등 각종 유리병들이 나왔구요. 여러 포장재 비닐 한봉지와 미리 받은 설선물 전복덕에 스티로폼 박스도 생겼네요. 락스를 다 써서 락스병도 나왔는데 이제 다시 구입하지 않으려구요. 그동안 화장실 타일 사이사이 생기는 곰팡이 청소할 때랑 빨래 삶을 때 조금씩 넣곤 했는데 플라스틱 용기도 싫지만 화학약품은 호흡할 때 정말 안좋다고 해요. 가습기 살균제가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호흡했을때의 독성을 검사한 것이 아니라 먹었을 때의 독성만 검사했기 때문이라네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화학물질의 종류가 어마어마하고 조심한다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이 많기 때문에 내가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최선인것 같아요. ".. 낭비 없는 삶/쓰밍아웃 2021. 2. 1. 낭비 없는 삶- 냉장고 파먹기 2020년이 가기 전에 가장 공들여 한 일은 묵은식재료들을 정리하는 일!!! 다용도실을 정리하면서 받은 충격과 내가 요즘 읽은 책의 영향으로 나의 삶을 심각하게 반성하게 됐기 때문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전 세계 기아의 실태와 배후 요인들을 추적하다!부족한 것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 음식점에서는 손만 조금 댄 반찬들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 book.naver.com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 우리의 식습관 태도와 전 세계의 변화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프리랜서 언론인과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 함께 작업한 음식물 쓰레기에 관한 충격적인 진실『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 book.naver.com 뉴욕의 프리건(freeg.. 낭비 없는 삶/제로푸드웨이스트 2021. 1. 9. 한 해를 정리하며... 아듀 2020 올해는 그 어떤 해보다도 시간이 빨리 흐른 느낌이다. 연초에 세운 계획중에서 실행된것, 아니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은 몇 되지 않았다. 한참 코로나 블루에 시달릴 쯤 올해는 통째로 없던일로하고 내년부터 다시 2020년이 시작됐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올해는 그 어떤 때보다 많은걸 깨닫게 된 해였던것같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안을 세세히 돌보게 되었다. 물건을 줄이고 식물을 키우며 집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집은 여름엔 대추나무 잎이 한창 푸른 안방베란다가 아름답고 가을엔 은행나무와 대추나무가 콜라보하는 거실창가가 아름답다. 겨울철엔 해가 쨍하게 안으로 깊숙히 드는 3시부터 해지기 직전까지가 제일 아름답다. (부끄럽지만 이 모든 걸 8년간 이집에 살면서 처음 발.. 베푸 에세이 2020. 12. 31. 지구텃밭 김장 하는 날 (feat. 배추와 무 텃밭농사) 올해 저는 생애 첫 텃밭농부, 도시농부가 되었는데요. 안타깝게도 길고 긴 장마와 폭우, 태풍의 영향으로 봄, 여름 농사를 망치고 말았어요 ㅠㅠ 작물들을 다 거둬내고 가을 배추를 심던날에도 땅이 너무 젖어 퇴비 뿌려준 땅을 뒤집지도 못한채로 그냥 심었죠. 다행히도 모종이 죽지않고 자라 주었지만 습해에다 어마어마한 벌레에 시달려 초반부터 고생이었어요. 벌레는 좀 먹었어도 갈때마다 조금씩 커가는 모습에 참 뿌듯하고 고맙고 그랬는데요. 그 다음주엔 벌레가 더 많이,, 그 다음주엔 아주 아주 더 많이 먹어서 레이스 배추가 되어있더라구요 ㅠㅠ 정말 벌레가 어마어마 했어요. 이때까진 난황유만 뿌려줬었는데 잎을 하나씩 뒤집어서 보이는 벌레란 벌레는 모두 잡고 유기농 농약 ‘충식이’ 도 뿌려줬어요. 심을때부터 내내 밭이.. 식물이야기 2020. 11. 23. 혼자찍는 ‘신박한 정리’ (책정리편) 정리하면서 제일 많이 줄인 것, 제일 시간이 많이 들었고 아직도 정리가 끝나지 않은것이 바로 ‘책’ 이에요. 이사 업체에서 제일 싫어하는 짐이 책이라더니 왜 그런지 알것 같더라구요. 저는 책을 좋아하고 서점에 가는것도, 책을 사는것도, 책을 소유하는것도 좋아해요. 초등학교 때 장래희망이 서점주인 이었구요. 지금은 욕심을 많이 내려놓긴 했지만 층고가 높은 집에 살면서 벽 한쪽에 사다리 타고 올라가는 거대한 책장을 갖는게 꿈이에요. 침실에 있던 책장 하나를 비워 그릇장으로 바꾸고 작년부터 제일 먼저, 제일 많은 시간을 들여 정리했는데도 아직 진행중이랍니다. 그런데 이 책 때문에 가장 먼저 정리된 곳이 있어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그냥 책정리 라고 표현했지만 정확히는 피아노 위 랍니다. ㅎㅎ 원.. STOP!! 기후위기/착한 소비는 없다 2020. 10. 21. 미니멀리즘에 대하여... 이 집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신혼짐을 들여오기 전 청소하러 왔을때다. 완공이 덜 된 새집에 들어온터라 혼자 자취하던 남편짐 몇 개 가져다 둔것 외에 가스렌지조차 없는 텅텅 빈 상태였다. 우리는 한참을 여기저기 쓸고 닦고 치우며 녹초가 된 상태로 짜장면을 시켜먹었다. 놓고 먹을 상도 없어서 곰의 프린터가 담겨있던 박스를 접어 밥상삼아 올려놓고 먹었는데 그때의 우리 모습과 좋았던 분위기가 지금까지 선명하게 기억난다. 세간살이가 하나도 없는 집, 청소를 하다 시킨 짜장면 한그릇, 밝게 웃던 우리.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행복한가? 미니멀리즘 한답시고 집 정리를 하는동안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고있다. 결혼 8년, 아이가 없음에도 처음의 단촐했던 살림은 온데간데 없고,.. STOP!! 기후위기/착한 소비는 없다 2020. 10. 15. 텀블러 손잡이 수리 대작전(feat. 믹스 앤 픽스 에폭시접착제) 사진의 이 텀블러 어떤가요? 보통의 텀블러랑 다른 점이 느껴지시나요? ㅎㅎ 요 아이는 얼마 전 새 생명(?)을 얻은 텀블러랍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해요. 다른 포스트에서 보셨겠지만 이 녀석은 불국사 토함수, 석굴암 감로수도 담았던 역사적인 녀석이구요. 매일같이 들고다녔더니 웬만한 사진엔 씬 스틸러 처럼 등장하는 녀석이랍니다. 커피, 물, 차는 물론이고 맥주와 어묵에다 과일도 담았던 포용력있는 녀석, 새 텀블러를 사다 나른적은 많아도 한 텀블러를 이렇게 오래 & 많이 쓴 건 처음인 녀석이지요. 잘 보면 눈꽃무늬가 그려진 크리스마스 에디션인데 여름에도 잘 어울리는 저의 외출 필수템이랍니다. 그런데 우리집 마이너스의 손 곰🐻( 낭비 없는 삶/제로웨이스트 2020. 9. 24. 포장없이 케이크를 샀다고?? 어제 이 글을 쓰는 와중에 뭐가 잘못됐는지 저장되지 않고 몽땅 날아가서 그냥 덮었어요. 부글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다시 작성합니다.(초보 블로거의 애환 ㅠㅠ)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다들 실천 한 가지씩 하셨지요? 저는 종일 채식하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유혹이 심했지만 자동차를 타지 않았어요. 또한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8시에 지구를 위한 소등행사에도 참여했지요. 그러다 문득 작년에 나는 뭘했었는지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찾아봤더니 선물받은 기프티콘으로 케이크를 박스없이 사왔네요. 그래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봐요. 저는 제로웨이스트 하기 전에도 각종 종이박스가 참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케이크 박스는 집에 담아오는 동안만 쓰기엔 너무 고급스럽고 튼튼하잖아요? 저는 요리를 좋아하니 베.. 낭비 없는 삶/제로웨이스트 2020. 4.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