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모종들의 텃밭 등판(22. 5. 5.) 화창한 휴일이다. 어린이 날이면서 절기로는 입하다. 텃밭에 나간지 4일만이지만 겉흙이 바싹 말라 있었다. 그 사이 또 애들이 무럭무럭 자랐다. 변하는 아이들을 관찰하는 것이 참 즐겁다. 이름과 모양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토종 뿔 시금치도 훌쩍 커지고, 열무는 솎아준 뒤로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더 잘자라는 느낌이다. 어려서 벌레먹어 고생하던거에 비하면 지금은 벌레먹은 구멍도 좀 적은것 같고 잘 버텨주고 있다. 다른 밭에 비해 아직 우리집 감자들이 제일 작은듯 하지만 ㅎㅎ 감자싹도 쑥~ 커져서 오늘은 이랑을 무너뜨려 두둑을 만들어 주었다. 한군데 올라오지 않은 감자는 땅을 파보니 싹은 나지 않은채로 썩어있었다. 분명 씨눈이 두세개 있는 부분을 심었는데 이상하다. 뭐가 잘못됐을까? 자리가 모자랄것 같.. 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022. 5. 8. 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그린빈 싹나다. (22. 5.1.) 이번주엔 한번 비가온데다 주말에 할 일도 많고 토요일인 어제 춥고 날이 흐려서 텃밭에 나가지 않았다. 기온이 며칠 사이에 뚝 떨어져 지난주에 받은 모종도 심어주기가 불안하고 물도 안줘도 될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오늘 눈을 뜨니 해가 쨍쨍 화창했다. 갑자기 텃밭 작물들이 얼마나 자랐을지 궁금해졌다. 보고싶었다. 그래서 눈뜨자마자 텃밭에 출동했다. 멀~ 리서 봐도 벌써 초록초록, 우리 생태텃밭에도 뭔가가 자라고 있는것이 느껴졌다. 기대감이 고조되는 순간이었다. 내 밭에 도착하니 뭔가 무성해진 느낌이었다. (ㅋㅋ사진은 안그렇지만 마음만은 무성하다 ㅎ) 먼저 열무가 한주만에 키가 훌쩍 컸다. 벌레의 공격을 받아 구멍이 뽕뽕 뚫렸어도 지난주에 솎아준 덕인지 청소년 열무로 초록초록 커진것이 느껴졌다. (어린이 열무.. 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022. 5. 2. 텃밭에 메리골드(22.4.17) 일주일만에 다시 텃밭!! 날씨가 너무너무 화창하고 좋다. 전날 세월호 추모행사 끝나고 조형물을 장식했던 꽃을 나눔받았다. 다들 안가져가시고 나에게 텃밭에 가져가라고 잔뜩 챙겨주셨다. 메리골드는 차로도 만들수 있고 염색도 할 수 있고 텃밭에 심으면 특유의 향 때문에 벌레도 뱀도 막을 수 있다고 하셨다. 텃밭의 양쪽 끝에다 메리골드와 해바라기를 심어주었다. 처음에는 나란히 한줄로 심었었는데 남은 메리골드를 옆 텃밭 이웃께 나눴더니 그린빈 씨앗을 나눠주셨다. 나 그린빈 좋아하는뎅… 😍😍😍 아마 22일에 오는 모종세트를 심을 자리도 모자랄 듯 하지만 내가 그린빈을 사랑하니까 그린빈이 열리는 걸 상상하며 한 포트만 심어보기로 했다. 심었던 꽃을 양쪽 끝에 v자 모양으로 옮기고 그 가운데 그린빈 콩을 심었다 ㅎㅎ .. 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022. 4. 17. 텃밭물주기, 모닝글로리와 딜 파종(22.4.9.) 일찍 심어야 하는 감자와 콩 등을 지난주에 심었기 때문에 이번주 텃밭에선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비가 충분히 왔다면 텃밭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을테지만 땅이 말랐을것 같아 물을 주러 갔다. 텃밭에 걸어가는 길에 산수유도 보고, 진달래도 보고, 쇠뜨기라고 불리는 뱀밥도 보았다. 이건 고사리 친구인가? 싶었는데 소가 좋아해서 잘 뜯어먹는 풀이란다. 그래서 이름도 쇠뜨기 ㅎㅎ 사람이 먹어도 되는 풀이고 약효도 있다고해서 신기했다. 이맘때만 나는 거라 부지런해도 한 해에 두번밖에 못 먹는단다. 손질이 쉽지 않아서 먹는건줄 아는 사람도 안 먹는다던데 다음에 시도해보고 싶어졌다. 봄에 나는 어린 싹들은 웬만하면 다 먹을 수 있나보다. 우리 텃밭에 도착했다. 제일먼저 한줄 쪼로록 올라온 새싹이 눈에 띄었다. “ 어머.. 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022. 4. 11. 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22.4.2) 봄만되면 뭔가 심고 싶은 욕구가 막 올라와서 마트에서 파는 모종을 사다 화분에라도 심은적은 많아도 씨앗을 심은 경험은 거의 없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초등학교때 강낭콩을 물에 불려 발아시켰던거랑 2020년 첫 텃밭을 할 때 래디쉬와 무 씨앗을 심어 몇 개 ㅎㅎ 수확한 게 전부인듯 하다. 모종을 사다 심고 채소가 자라면 수확하고, 또 모종을 사다 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모종을 어떻게 키워내는가엔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다. 농사에서도 생산- 소비 -폐기의 자본주의적 직선과정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농사는 씨앗을 심어(파종) 나중에 다시 심을 씨앗을 거두는 것(채종)까지 라는 것을 이번에 배웠다. IMF때 몬산토에 거의 몽땅 넘어가 우리 씨앗을 로열티를 내고 사다 심는다는 이야기는 책에서.. 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022. 4. 6. 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22.3.27) 지난주 텃밭 첫 모임 부터 비가 오더니 이번주 토요일에도 비가 왔다. 이번엔 바람도 불고 비도 꽤 많이 왔다. 땅이 젖어서 밭을 만들 수 없으니 하루 미뤄진 오늘 (일요일) 모였다. 아주 화창하고 깨끗한 날씨였다. 비료를 뿌리고(10kg) 흙을 섞어주었다. 흙을 퍼서 위 아래로 섞는 작업을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삽이 모자라서 홉바(이름 맞는지…) 로 하는데 울곰이 생각보다 잘해서 빨리 끝났다. 감자심는 법을 배웠다. 감자는 헛골을 파서 (약 15cm) 지난주에 말려놓은 감자를 넣는다. 사진에 없지만 한 주 그늘에 말린 감자는 매우 찌글찌글해쪘다. 이렇게 마르면 감자 싹이 안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는데 잘 했다고 하셨다. 3월에 심는 감자는 이렇게 재를 묻혀 말려두지만 4월에 심는 감자는 잘라서.. 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022. 3. 28. 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2.3.19) 2020년 생애 첫 텃밭농사를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기후위기의 징후를 정통으로 맞아 폭망했다. 40일이 넘게 지속된 장마로 밭 작물을 수확하기는 커녕 밭이 통째로 떠내려가지 않은게 다행이었고, 가을 농사를 좀 잘 해볼까 했더니 이번엔 늦은 태풍으로 무 배추 농사까지 망쳤더랬다. ‘지구를 괴롭히면 인간이 더 괴롭다.’는 교훈만 얻고 도시농부의 첫 텃밭농사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작년엔 지구텃밭 선정이 안돼서 창틀텃밭으로 만족해야만했는데 아쉬움이 컸다. 우리집 근처엔 텃밭을 분양하는 곳이 많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 장점이 크지만 대부분 관행농을 하는 곳이라 내키지 않았다. 나는 내가 키워먹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것보다 땅의 힘을 느끼고 기후위기에 도움이 되는 유기농 친환경 생태농업을 경험하고 싶다. 유기.. 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022. 3. 21. 이게 머선 129 아침부터 택배가 왔다. 뭐 주문한게 없는데 무슨일이지? 싶었다. 어머님이 식재료를 보내셨다. 오이소박이, 깻잎김치, 오징어 젓갈, 직접 담그신 제철반찬에다 텃밭에서 키우신 상추, 살면서 처음 본 특대 사이즈 황태포에 표고버섯, 말린생선까지… 커다란 박스에 터질듯이 꽉차게 들어있었다. 시들까봐 따자마자 보내셨다는 텃밭 채소는 물에 담가뒀더니 금세 뿅 살아나 넘칠것처럼 가득찼다. 깨끗이 씻어 담아놓으니 종류도 많고 어찌나 예쁘던지…. 날이 더우니 찬물에 담긴 푸성귀를 만지고 있는것도 좋았다. 상추가 8가지나 된다. 색도 모양도 참 예쁘다. 갈무리 해놓고 정리도 끝낸 뒤 어머님이 주신 반찬 한가지씩만 꺼내 늦은듯 한 점심을 먹었다. 소박이도 깻잎김치도 너무 맛있었다. 생열무비빔밥과도 참 잘어울렸다. 밥을 먹고.. 베푸 에세이 2021. 6. 10. 식목일이 3월이라고? 식목일을 3월로 당겨야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보니 지구가열화 때문에 4월 5일은 나무를 심기에 적당한 땅속온도가 아니라고 한다. 이미 너무 더워졌다고..... “식목일 3월 20일로”…민형배 법개정안 발의 [광주=뉴시스] 배상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4월 5일인 현행 식목일을 나무 생육의 적합한 시기에 맞추기 위해 3월 20일로 변경하는 산림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 n.news.naver.com 그러고보니 왜 식목일이 4월 5일인지도 모르고 살았다. 예전엔 공휴일이었는데 지금은 공휴일이 아니라는 것밖에 관심이 없었던것 같다. 식목일이 지정되던 1940년대에 비해 지금은 평균온도 2.3도 땅 속 온도는 무려 3.7도 이상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또 식.. STOP!! 기후위기 2021. 4. 6. 지구텃밭 김장 하는 날 (feat. 배추와 무 텃밭농사) 올해 저는 생애 첫 텃밭농부, 도시농부가 되었는데요. 안타깝게도 길고 긴 장마와 폭우, 태풍의 영향으로 봄, 여름 농사를 망치고 말았어요 ㅠㅠ 작물들을 다 거둬내고 가을 배추를 심던날에도 땅이 너무 젖어 퇴비 뿌려준 땅을 뒤집지도 못한채로 그냥 심었죠. 다행히도 모종이 죽지않고 자라 주었지만 습해에다 어마어마한 벌레에 시달려 초반부터 고생이었어요. 벌레는 좀 먹었어도 갈때마다 조금씩 커가는 모습에 참 뿌듯하고 고맙고 그랬는데요. 그 다음주엔 벌레가 더 많이,, 그 다음주엔 아주 아주 더 많이 먹어서 레이스 배추가 되어있더라구요 ㅠㅠ 정말 벌레가 어마어마 했어요. 이때까진 난황유만 뿌려줬었는데 잎을 하나씩 뒤집어서 보이는 벌레란 벌레는 모두 잡고 유기농 농약 ‘충식이’ 도 뿌려줬어요. 심을때부터 내내 밭이.. 식물이야기 2020. 11. 23. 쌩 초보 도시농부의 지구텃밭 일기 저는 올해 지구텃밭 도시농부가 되었어요.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하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내 손으로 길러먹는데 관심이 생겨서 집근처 텃밭분양 하는 곳에 몇 해동안 기웃거리기만 했었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자신이 없더라구요. 지구텃밭은 교장샘과 아침샘이 시기마다 심는법, 수확하는 법, 방제법 등도 알려주시고 여러모로 세심하게 도와주셔서 농사에 대해 1도 모르는 농사 무식자 쌩초보 농부도 어렵지 않게 하고있어요. 이런 기회를 갖게되어 참 감사해요. 코로나 때문에 일도 쉬고 우울하던 참에 요즘 텃밭이 제 일상에 활력을 주고 있답니다. 저희 텃밭이에요. 지구텃밭엔 각각의 텃밭마다 이름이 있어요. 저희 텃밭은 '풀 먹는 곰' 이랍니다. 제 남편의 별명 '곰' 에다 요즘 채식지향하고 있는 우리집 식탁에 오를 건강한 .. 식물이야기 2020. 7. 23. 튤립구근 이야기 2차 세계대전 때 네덜란드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시달리자 튤립구근을 먹기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튤립구근을 먹은것이 문제가 되었단다. 튤립구근에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피토에스트로겐 물질이 있는데 이걸 과다 섭취하는 바람에 여러 부작용이 생겼다는 것이다. 보통 환경호르몬의 위험에 대해 얘기할 때 언급되곤하는 이 이야기를 읽을때, 나는 '전쟁통에 먹을게 너무 없어서 산에가서 칡뿌리 캐먹었다' 던 할머니 이야기 속 이미지를 상상했다. 보통 우리가 먹는 음식과는 생김새부터가 다르지만 죽지 않으려면 뭐라도 먹어야 했던 ..... 음식이 아닌걸 먹는 이미지..... 그런데 튤립뿌리를 캐고 있자니 왜 먹었는지 알겠다. 모양부터가 양파네~ ㅋㅋㅋㅋㅋ 좀 큰 마늘같기도 하공 ㅎㅎㅎ. 식목일에.. 식물이야기 2020. 6. 9.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