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제자랑>- K스러움의 현재와 희망을 느끼다 곰이랑 강남교보에 갔을때 너무 웃기다는 리뷰를 보고 이 책을 골랐다. 우리는 이 책이 눈에 보일 때마다 의식처럼 “ 전국~ 축제자랑! “ 이라고 외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노래를 불렀다. “ 딴따따 딴따 따다~ 따라라따라라따따따 따따~ 딩동댕동댕~ 땡~ “ ㅋㅋㅋㅋㅋ 큭큭거리고 낄낄거렸다는 후기와 다르게 나는 읽으면서 별로 웃기지 않았다. ‘창포물 세발공장 컨베이어 벨트’ 나 ‘Berry ginger리’ 같이 빵터진 표현도 없지 않았지만 내가 마이너 개그코드를 가지고 있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 센스있는 표현과 드립력을 갖춘 재미있는 글임엔 분명하나 2-3페이지에 한번씩 빵빵 터지진 않았다. 내가 꽂힌건 이책의 개그코드가 아니라 K 스러움의 현실을 짚어낸 부분들이었다. 애국심이나 민족주의 같은 것을 .. Book 돋우다 2024. 2. 21. 중요한 건 여성 이었다- <그레이스>, <아무튼 언니> 마거릿 애트우드의 를 읽었다. 오랜만의 소설이었다. 애트우드의 필력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몰입감이 엄청났다. 600쪽이 넘는 책인데(전자책으론 900쪽이 넘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술술 읽혔다. 재미있었다. 처음엔, 누가 범인인가? 그래서 그레이스는 살인에 관여했다는건가? 안했다는 건가? 거짓말을 잘하는 사악한 살인자인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피해자인가? 에 초점을 맞춰 읽었다. 그녀가 이야기해주는 과거 이야기엔 푹 빠져서 읽게됐다. 인물의 모습이나 건물, 자연풍경의 묘사까지도 생생했다. 가난하고 천한 신분이지만 고상함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소녀, 세상이 그녀에대해 궁금해하는 것을 나도 궁금해했다. 그런데 소설의 뒤로 갈수록 이 이야기는 어떤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51p. .. Book 돋우다 2021. 12. 2. 공감과 이해에 위로받은 시간 -<나는 식물을 따라 걷기로 했다>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5층짜리 오밀조밀한 아파트가 정겹게 있던 동네에서 20층이 넘는 브랜드 아파트들이 연속으로 세워지는 공사판이다. 여기도 턱 저기도 턱 눈돌리는 곳마다 턱턱 막힌다. 스카이라인도 사라진지 오래다. 우리집 거실 창문으론 이제 휘영청 밝은 달대신 24시간 꺼지지 않는 아파트 브랜드 간판이 보인다. 아파트 단지들 사이론 내가 좋아하던 길이 있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크리스마스 영화에 나올법한 거대한 침엽수가 우리집이 닿는 골목까지 쫘악~ 늘어서 있는 길이었다. 눈이 펑펑 오는 날 이 길을 걸으면 정말 환상적인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족히 40년은 됐을 이 나무들이 몽땅 잘려나갔다.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어서 그랬는지 뽑은것도 아니고 잘라냈다.. Book 돋우다 2021. 11. 13. 정의가 성장의 해독제이며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열쇠다. - <적을수록 풍요롭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었다. 환경을 위해서는 소비를 줄여야 하지만 소비를 줄이면 옷을 팔고, 가구를 팔고, 책을 파는 이웃들의 소득도 줄어든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해서 물건을 소비하고 폐기하면 우린 더이상 지구에서 살 수도 없다. 경제가 먹고사는 문제라면 환경은 죽고 사는 문제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끊임없이 성장을 외친다. 성장이 곧 생존이다. 자본주의에서 성장은 당연히 전제된 일이고 성장을 멈춘다는 말은 곧 퇴보를 의미한다. 그 성장엔 도달해야할 목표도 끝도 없다. 그래서 흔히 자본주의를 브레이크 없는 열차에 비유한다. 하지만 모든 성장엔 동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자본주의 성장의 동력은 무자비한 자원의 추출과 착취에 있었다.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멈.. Book 돋우다 2021. 11. 1. 요리란 먹을 음식을 만들어 내는 그 이상의 어떤 행위다. -<나를 치유하는 부엌> 올 여름 일련의 일들을 겪은 뒤 한동안 우울감과 무기력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웠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책도 읽히지 않았다. 그저 머릿속으로 ‘그때 이 말을 했으면 어땠을까? 그때 이 행동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덧없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내 감정과 비약에 그렇게 스스로 매몰되어 가고 있을때 이 책을 만났다. 사다놓은 책들이 하나같이 사회문제 환경문제를 다룬 것들이라 손도 안가던 때에 신기하게도 이 책은 읽혔다. “ 지금 안 필요한 책은 못 읽어요 “ 은유작가가 했던 말이 이해가 갔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수신’ 이 왜 제일 먼저이며 중요한 일인지 알것 같았다. 내가 온전하지 못하면 다른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회문제고 나발이고 안중에도 없어진다. 현대사회는 그런 의미에서 .. Book 돋우다 2021. 10. 1. 여름의 끝자락에서 만난 <아무튼 여름> 여름휴가때 동해의 서호책방에서 구입해서 ‘이대로 여름이 다 끝나버릴까?’ 아쉬운 요즘 여름의 끝을 붙들고 읽었다.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 여름은 아니지만 추운걸 너무 싫어하는 내게 여름은 꽤 괜찮은 계절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여름이 왜 좋은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옷이 가볍다. 원피스 하나만 쓱 입거나 얇은 옷을 걸칠 수 있다. 입고 벗는데 드는 시간도 에너지도 적다. 가장 미니멀한 패션의 계절이 아닌가? -샤워를 하고 나왔을때 기분이 좋다. 겨울엔 옷을 다 벗고 조금 추운 욕실에 들어가서 씻고나와 다시 옷을 다 입어야 하는… 생각만해도 귀찮은 샤워의 루틴이 있다면 여름엔 너무 더워서 땀을 뻘뻘흘리고 찐득해진 몸을 씻고 욕실문을 딱 열었을때의 그 개운함이 엄청나다. 특히 에어컨 켜지않고 불앞에서 한참.. Book 돋우다 2021. 8. 28. 부지런한 사랑 글쓰기가 두려울때가 있다. 신기하게도 글은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내가 아무리 포장하고 감춰보려해도 감춰보려는 시도까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체하는 교만이, 불안한데 괜찮은척 하는 떨림이, 저도 못하면서 잘하라고 외치는 오만이, 서툴지만 조심히 내미는 선의가 은연중에 모습을 드러내고 문장 틈사이로 비집고 나온다. 좋은글을 쓰려면 우선 좋은 의도와 좋은 태도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기교가 부족하고 멋없는 문장이라도 어둔밤 등불처럼 그 마음이 새어나올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슬아처럼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보다 이슬아 같은 태도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글방에서 일어난 일, 글 쓰는 법을 배우고 가르친 일들을 읽으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나는 이렇게 모.. Book 돋우다 2021. 6. 19. 생명을 먹는 것의 책임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햇수로 2년째 페스코채식을 해오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이대로 가다간 내가 살아있는 동안 인류의 종말을 볼지도 모르겠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세상의 모든 탈것에서 나오는 탄소보다 축산업이 배출하는 탄소가 많다고 한다.) 페스코 채식이기 때문에 모든 육지동물은 먹지 않지만 해산물과 생선은 먹고 있는데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가족들에겐 ‘동물복지’ 고기를 사다가 가끔 요리도 해준다. 그러면서 늘 살아있는 생명을 먹는것에 대해, 어디까지가 윤리적인가? 고민해왔다. ‘공장식 축산’ 에 대해선 강력하게 반대한다. 그건 평생 더럽고 좁은 우리에서 몸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사는 가축동물의 동물권을 차치하고서라도 우리에게 절대 좋은 방식이 아니다. 170p. 2019년 도체 검사 결과 다양한 항생제 중 암피실린에 .. Book 돋우다 2021. 6. 14. <태도에 관하여> - 달콤한 위로보다 도움이 되는 현실조언 이 책을 읽는 내내 뭔가 불편했다. 보고 싶지 않고 들키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여러번 책을 덮었고 여러번 다시 시작했다.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매우 의지적인 나와 다르게 뭐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책임감있고 냉정한 작가에 뭔지모를 반감도 생겼다. 이 책은 작가가 15년동안 신문과 라디오, 오디오클립에서 상담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인생을 살아가며 필요한 태도에 대해 쓴 단행본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겪고있는 시의성 있는 문제들이 등장한다. (임경선이) 언제나 그렇듯 ‘나는 이렇게 했는데 너는 왜 못해?’ 따위의 꼰대질이 아니라 좋았지만 한편으론 ‘힘들다는 사람들, 버텨보려는 사람들, 그냥 위로해 주면 어때서..’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15p 세상에서 가장 물리적으로 가까.. Book 돋우다 2021. 5. 29. 권여선의 <오늘 뭐먹지?>, <안녕, 주정뱅이> - 기쁨과 고통의 술국어를 나누며 같이 취하고 싶어졌다. 를 읽었다. 술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며 작가의 이미지가 그쪽으로 굳어지는건 좋지 않다는 지인들의 구박에 술이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전작을 쓰느라 고생을 바가지로 한 작가가 자신의 모국어인 술국어로 쓴 글이라 글에 날개가 돋혔다. 들어가는 말부터 시작해서 읽는내내 빵빵 터지고 글로만 된 안주 설명에도 침을 흘렸다. 작가의 글솜씨에 반하고 표현에 감탄하며 너무도 유쾌하게 읽었다. 친구들 구박의 원인을 제공한 작품 가 궁금했다. 와 같은 유쾌함을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그런데 이건… 응??? 낚였?? 이게 뭐지? 하는 느낌도 잠시, 이내 술의 다른 속성을 다룬 작품을 읽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술은 재미있고 기쁠때 맛있는 안주를 더 맛있게 느끼게 해주는가 하면 너무도 고통스러워 생의 .. Book 돋우다 2021. 5. 26. 좋은 삶과 관계의 시작은 겸손함으로부터 - <이해인의 말>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겸손하고 또 겸손하라!’ 수녀원은 수도를 하러 들어간 사람들의 집단이라 늘 양보하고 사랑하고 평안하게 살 줄 알았더니 그 안에서도 시기 질투 미움 오해가 빈번히 발생한다고 한다. 수녀님의 인터뷰를 읽으며 우리가 ‘성자’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특별한 형이상학적 존재가 아니라 나약한 한 인간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점에 위안이 되기도하고, 그럼에도 노력하고 자기수양을 해나가면 공동선을 이루는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도전도 되었다. 수녀님은 세상의 존재를 대하는 태도가 ‘사랑’ 이어야 한다고 했다. 삶이 기쁘고 사랑 안에 있을 때 온갖 자연과 사물에 설렌다며 우주 만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에 답은 더욱 사랑 이라고 했다. 그리고 사랑의 기술은 겸손함으로.. Book 돋우다 2021. 5. 16. 보통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데서 분출되는 힘 -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박완서 샘은 내가 아는 작가 중 가장 우리말 어휘를 풍부하고 유려하게 다루는 사람이다. 한때 그의 작품을 읽으며 우리말을 공부했다. , , , 등 소설도 너무 좋지만 나는 박완서샘의 에세이를 사랑한다. 진실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좋은글, 오늘 내게 있었던 작은 일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뭐라도 찾아내고야마는 섬세함과 따뜻한 시선, 추억과 아픔까지 버무린 글에 얼마나 위로받고 공감했는지 모른다. 아름다운 글의 박완서 샘 에세이에서 그러나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참척의 고통’ 이다. 처음 이 말을 접했을때 무슨 뜻인지 몰라 사전을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참척: 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죽는일. 다 큰 아들을 먼저 떠나 보낸 심정이 어땠을지 감히 짐작도 가지 않는다. 딸 호원숙의 ‘엄마 박완서의.. Book 돋우다 2021. 5. 16. 행동하는 몸에 대하여 - 정혜윤의 <아무튼 메모>, <사생활의 천재들>, <앞으로 올 사랑> 에서 이슬아 작가가 자기 책장엔 정혜윤 칸이 따로 있다고 했을 때만해도 별 감흥이 없었다. 인터뷰 내용은 좋았지만 반할 정도는 아니었다. 에서 나는 유진목 작가의 인터뷰에 훨씬 크게 매료되었다. 아무튼, 메모 _ 『아무튼, 메모』“메모같이 사소한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 CBS 라디오 PD 정혜윤은 되묻는다. 우리는 항상 사소한 것들의 도움 및 방해를 받고 있지 않냐고. 강아지가 꼬리만 book.naver.com 를 읽고나서 정혜윤 이라는 이름에 끌렸다. 그의 관심과 시선이 다른 사람을 향해있어서 좋고, 불완전한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가 좋고, 그러므로 더 나은 방향으로 항상 나를 움직일 준비가 되어있는 마음가짐이 좋았다.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하고 문구 덕후(였)기도 한.. Book 돋우다 2021. 5. 8.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 실패는 모르겠지만 요조(저자)는 더 사랑하게 된 책 사실 중고책방에 보낼 생각이었다. 요조를 좋아한다. 그가 가수인지도 홍대 여신이었다는것도 책을 통해 알았다 ㅋㅋㅋ 솔직하고 술술 읽히는 글을 쓰는것이 너무 부럽다. 그런 글이 읽기는 쉬워도 쓰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그래서 이 책 출간 소식에 기뻤다. 나오자마자 사다놓고 읽었는데 음? 뭔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음악에 대한 고민 이야기도, 너무 잘 뛰고 싶어 트레이닝까지 했다는 달리기 이야기도, 읽기만 하면 울게된다는 시 이야기도 공감이 안갔다. 그래서 1/3 쯤 읽다 두고 잊어버린 책이 되었다. 책장에 자리가 또 없어져서 중고책방에 내놓을 책정리를 하다가 어제 이 책이 생각났다. ‘ 아 맞다! 그 책이 있었지? 얼른 읽고 신간이라 인기있을때 팔아야겠다. ‘ 하는 다소 불경한 생각으로 집어들었는데 중.. Book 돋우다 2021. 5. 3.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 씁쓸한 인생의 맛있는 기억 햇 완두콩이 나왔다. 완두콩 스프를 끓이려고 하는데 ‘완두콩 스프 이야기를 이 책에서 봤던가?’ 하며 책을 폈다. 그리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막~ 펼쳐지는것도 아닌데 계속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음식을 바탕으로한 잔잔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카모메식당, 리틀포레스트,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날, 심야식당 같은 류의 이야기. (그러고보니 다 일본 작품이네 ㅋㅋ) 지금은 고레다 히로카즈를 제일 좋아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카모메 식당의 오기가미 나오코였다. 이 책도 비슷한 류의 소설이다. ‘행복한 기억과 슬픈 추억도 요리가 되는 책’ 이라는 부제가 매우 잘 어울린다. 그럼에도 영화들과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건 작품 주인공들의 연령때문인것 같다. 작품은 ‘코코.. Book 돋우다 2021. 5. 1.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 에코페미니즘을 말하다. 알맹상점 공동대표 금숙님의 책이다. 출간된지 좀 됐는데 e-book이라 그런건지 최근 내용까지 담겨있어 놀랐다. 이 책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솔직한 글이 좋다. 책을 읽고 있는게 아니라 친구랑 한바탕 뒷담화를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런 기업~ xx, 나쁜 정부~ 하는 꼬라지 하고는 .. ‘ 하면서 맥주병 하나씩 들고 욕도 오가는 느낌이었다. 의 비존슨이나, 의 산드라 크라우트 바슐은 각각 미국과 독일에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한다. 둘 다 매우 훌륭하고 대단한 실천가지만 내 생활에 적용하기엔 맞지않는 어떤 지점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금숙님이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로 ‘밀양 송전탑’ 이나 ‘광우병 소고기’ 사태때 활동했던 이야기, ‘발암물질 생리대’ 등 경험했고 또 바꾼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더.. Book 돋우다 2021. 4. 28. 서울의 3년이하 서점들: 책 팔아서 먹고 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어릴때 동네서점의 추억이 있다. 전집을 사주는 대신 내가 원하면 하루 몇번이라도 서점에 가서 책을 사주던 엄마와 가장 오래, 가장 많이갔던 동네서점. 지하철 역 근처에 있던 ‘한양서점’. 외관도 실내구조도, 서점주인 아주머니의 헤어스타일과 표정도 기억나는 소중한 공간이다. 그 공간이 사라졌다. 얼마 후, 동네에서 제일 크던 2층짜리 서점도 사라졌다. 인터넷 서점덕에 책을 더 빠르고 편하게 살 수 있게 됐는지는 몰라도 계산대에서 아주머니가 책 표지를 정성껏 싸주시던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리는것도, 겨울이 되면 난로에 올려있던 주전자에서 따라주시던 보리차를 얻어먹는것도, 오며가며 들러 지난번 책은 어땠냐며 이야기를 나누는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신간이나 속편이 나오면 집에 전화도 왔다.) 속도를 얻은대신 .. Book 돋우다 2021. 4. 23. 찰리 채플린 영화처럼 씁쓸한 여운이 남는 쾌감 <보건교사 안은영> 서점에 가는건 좋아하지만 책 읽는건 별로인 곰이랑 얼마전 교보문고에 갔다. 나는 같이 책읽고 또 얘기도 하는게 로망인데 한결같이 자기는 이과(무슨 상관?)라고 주장하는 곰은 별로 그럴 뜻이 없어보인다. 올 들어 티비를 켜지 않고 꼭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보는걸 습관화 하다보니 자연스레 책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곰은 주로 옆에서 노트북 작업을 하는데 같이 책을 보고 싶은 욕심에 읽고 싶은 책을 사주겠다고 골라보라고 했다. 잠시 당황하던 곰이 ‘주식부자 되는법’ 같은 책을 고르려고해서 재빨리 그 옆 매대에 있는 ‘보건교사 안은영’을 건넸다. ㅋㅋㅋㅋㅋ 같이 읽고 넷플릭스의 보건교사 안은영을 보는게 어떠냐고 제안하면서... (결국 고른게 아니네.. 담에 다시 고릅시다...) 책보단 그 드라마가 궁금했던 곰.. Book 돋우다 2021. 3. 31. 이전 1 2 다음